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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들이 차를 마시는 일을 습관처럼 자주하므로
이를 일러 다반사라고 하였다.
이 다반사의 대표 사례는 생노병사다.
병원에 가보면 온통 환자들로 북적여서
한나절을 기다려야 차례가 오니
병드는 것은 정말로 다반사임을 알겠다.
오늘도 병원에서 약을 받아 선원으로 돌아오는데
일주문 앞에 오소리 한 마리가 널부러져 있다.
죽은 줄 알고 삽을 가져다 묻어주려고 하니
움찔한다.
숨이 없는듯 하다가 숨을 쉬니 규칙적이지 않다.
죽어가는 이 중생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혹여나 하는 마음에 선원으로 데려와
따스한 물을 입에 넣어주었다.
뾰족한 주둥이에 물을 먹이기가 힘들어
프로폴리스가 담긴 조그만 플라스틱 병을 이용해서
이빨사이로 병의 뾰족한 입구를 밀어넣어
물을 짜서 넣어주었다.
늘어진 목을 쳐들어 먹기좋게 해주었지만
밖으로 다시 흘러나온다.
그륵이는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움직이려는 시도를 하며
입을 벌릴때 마다 물총 쏘듯이 주었다.
'그윽 그윽' 서너번을 되새김질 하더니 조용하다.
숨이 넘어가지 않은 것은 분명한데
통통하게 살이 오른 진드기와 이 같은 것들이
털밖으로 스물거리며 기어나오더니
눈썹에서 눈동자 위로 떨어진다.
눈을 껌벅일 기운조차 없는지
미동도 없다.
실내가 따스하니
털속에서 있던 놈들이 기어나오기 시작한 것이리라.
이제는 건드려도
움직임이 없다.
법구경에 이르시길
'나의 곁에는 이미 죽음이 다가와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길떠날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구나!
조만간 이 몸도 저 썩어 넘어진 나무등걸처럼
넘어지고 말것이니....'
죽음 앞에선 아무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나니
오직 뿌려놓은 업만이 나를 따르는 것이
저 수레의 뒷바퀴가 앞바퀴를 따르는 것과 같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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