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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꽃
이 몸은 지금도 아주 적은 입자들의 전기적이고 화학적인 반응들로
빠르게 생멸하면서 변해만 가고 있다.
정신(마음)은 어느 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곳도 없었으면서
어떤 대상을 취해 갑자가 솟아올라와 정신없이 나를 밀고가지만
마음을 챙기는 순간 사라져버려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보다 마음챙김을 강하게 하고 있다면
대상들이 아주 빠르게 바뀌며 생멸을 거듭하기에
그것이 어떤 대상이라고 마음의 점을 찍기도 전에
대로운 대상으로 바뀌어 간다.
이렇게 사라진 물질과 정신들은 어디 무덤이라도 있어서 쌓아지는 것도 아니고
바닥에 떨어져 굴러다니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정신과 물질들은 마치 허공에서 하는 불꽃놀이처럼 아주 잠깐 반짝하고는 사라져버린다.
여름밤의 반딧불이 짙은 어둠속에서 아주 잠깐 빛을 내고는 다시 허공엔 어둠만이 드리우는 것과 같이
흔적도 찾을 수 없다.
대기하고 있는 곳이라도 있으면 그 놈들을 찾아 뿌리를 뽑겠지만
그럴만한 장소도 있지 아니하고 다만 허공에서 생멸할 뿐이니 성스러운 도가 아니면 뿌리뽑히지 않는다하였다.
마음챙김의 힘이 약해지면 여지없이 거푸거푸 반복한 습관들과 생각의 힘들이 등을 떠민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지킬수 있다면 그것들에 끄달리지 않는다.
그 놈들은 채 형상을 갖추기도 전에 사라져버리고 그 자리엔 다른 놈들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그것들도 알아차리는 순간 사라져만 간다.
그러나 마음챙김을 놓치면 다시 형상을 갖추고 온갖 질병과 협박과 괴로움이 되어
나를 괴롭히려고 등을 밀겠지만 마음을 똑 바로 챙기고 멈추어 쉬는 바로 그 순간
그놈들은 사라져버린다.
이렇게 끊임없이 그 순간을 놓치지만 않는다면 그 놈들은 힘을 잃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꿰뚫는다면 다시는 일어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완전한 안온의 세계에 머물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실체도 없고 뿌리도 없는 놈들에게 어이없이도 당해서
가슴을 쥐어짜는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마음챙김을 놓쳤기 때문에
그러한 불선법들이라는 놈들에게 자리를 빼앗긴 결과다.
그 놈들이 문제가 아니라, 틈을 보여준 나의 문제다.
실체도 없는 놈들인데 겁낼 일도, 슬퍼할 일도, 두려워할 일도 아니지 않은가.
나는 다만 지금 여기 이 순간에 머물면 그것으로 족하다.
뿌리도 없는 놈들의 장난질에 더 이상 함께 놀아줄 시간이 나에겐 없지 않는가?
서둘러 끝을 보아야지 그렇지않으면 다음생을 기약하기 어렵겠다.
살아서도 안온하고 죽으면 다시 태어남이 없는 저 열반의 언덕으로 서둘러가야겠다.
그래서 아라한들과 같이 대열반의 순간만을 기다리는 것이
월급쟁이가 봉급날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나도 그리해야지.
언제까지 반복되는 일상의 괴로움속에 머물러서야 될일인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