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통지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초기경에는 이 다섯 가지에다 번뇌를 부순 지혜[漏盡通]를 더하여 여섯 가지로 정형화되어서 많이 나타난다.(D2; M6, M73 등)
이를 중국에서는 육신통이라 불렀다. 경에 나타나는 다섯 신통의 정형구를 보자.
(1) 신족통(神足通, iddhi – vidha):
“그는 하나가 되었다가 여럿이 되기도 하고, 여럿이 되었다가 하나가 되기도 한다. 그는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고 벽이나 담이나 산을 아무 장애도 받지 않고 통과하기를 마치 허공에서처럼 한다.
땅에서도 잠겼다 떠올랐다 하기를 물속에서처럼 함다. 물위에서 빠지지 않고 걸어가기를 땅 위에서처럼 하며, 가부좌한 채 허공을 날기를 날개 달린 새처럼 한다.
저 강렬하고 장대한 태양과 달을 손으로 만져 쓰다듬기도 하며, 심지어는 육신을 지닌 채 저 멀리 브라흐만의 세계[梵天]에까지도 출현자재한다.”
(2) 천이통(天耳通, dibba – sota):
“그는 또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청정한 하늘귀[天耳]로써 천상이나 인간의 소리를, 멀든 가깝든 간에 다 들을 수 있다.”
(3) 타심통(他心通, paracitta – vijānana):
“그는 또 마음으로 다른 사람이나 다른 생류의 마음에 통함으로써 그 마음을 파악한다.
그는 탐욕이 있는 마음은 탐욕이 있는 마음인 줄 알고, 탐욕을 떠난 마음은 탐욕을 떠난 마음인 줄 안다.
성냄이 있는 마음은 성냄이 있는 마음인 줄 알고, 성냄을 떠난 마음은 성냄을 떠난 마음인 줄 안다.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은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인 줄 알고, 어리석음을 떠난 마음은 어리석음을 떠난 마음인 줄 안다.
위축된 마음은 위축된 마음인 줄 알고 산란한 마음은 산란한 마음인 줄 안다.
고귀한 마음은 고귀한 마음인 줄 알고, 고귀하지 않은 마음은 고귀하지 않은 마음인 줄 안다.
[아직도] 위가 있는 마음은 위 있는 마음인 줄 알고, [더 이상] 위가 없는 마음[無上心]은 위없는 마음인 줄 안다.
삼매에 든 마음은 삼매에 든 마음인 줄 알고, 삼매에 들지 않은 마음은 삼매에 들지 않은 마음인 줄 안다.
해탈한 마음은 해탈한 마음인 줄 알고, 해탈하지 않은 마음은 해탈하지 않은 마음인 줄 안다.”
(4) 숙명통(宿命通, pubbenivāsa – anussati, 전생의 삶들을 기억하는 지혜):
“그는 한량없는 전생의 갖가지 삶들을 기억할 수 있다. 한 생 전, 두 생 전, 세 생, 네 생, 다섯 생, 열 생, 스무 생, 서른 생, 마흔 생, 쉰 생, 백 생,
천 생, 심만 생, 우주수축의 여러 겁, 우주팽창의 여러 겁, 우주수축과 팽창의 여러 겁 전까지.
‘거기에서 나는 이름이 무엇이었고, 종족의 성[種姓]이 무엇이었으며, 용모는 어떠했으며 어떤 음식을 취했고,
내가 겪은 즐거움과 괴로움은 어떤 것이었고, 수명의 종말은 어떠했고, 거기거 죽어서는 어디에 태어났으며,
거기서는 다시 이름이 무엇이었고, ∙∙∙ 거기서 죽어서는 여기에 다시 태어났다’
이와 같이 그는 한량없는 전생의 갖가지 삶들을 사소한 일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기억해낼 수 있다.”
(5) 천안통(天眼通, dibbacakkhu):
“그는 또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청정한 하늘눈[天眼]으로
모든 중생들이 천박하거나 고상하게, 아름답거나 추하게,
좋은 곳[善趣]에 가거나 나쁜 곳[惡趣]에 가면서 죽고 나고 하는 것을 본다.
그는 중생들이 어떻게, 지은 바 업에 따라서 가는지를 안다.
‘이들은 몸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입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또 마음으로 못된 짓을 골고루 하고,
현자들을 비방하고, 삿된 견해를 지니어 사견업(邪見業)을 지었다.
이들은 죽어 몸이 무너진 다음 불행한 상태[苦界], 비참한 세계[惡趣], 파멸처, 지옥에 난다.
그러나 이 분들은 몸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입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마음으로 좋은 일을 골고루 하고
현자를 비방하지 않고 바른 견해를 지니고 정견업(正見業)을 지녔다.
이들은 죽어서 몸이 무너진 다음에는 좋은 세계, 하늘 세계[天界]에 난다’
이와 같이 그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청정한 하늘눈으로 모든 중생들이 천박하거나 고상하게,
아름담거나 추하게, 좋은 곳에 가거나 나쁜 곳에 가면서 죽고 나고 하는 것을 본다.
이렇듯 그는 중생들이 어떻게 지은 바, 업에 따라서 가는지를 안다.”
이들 다섯 가지 신통은 모두 세속적인 것이며 제5선에서 자유자재함(vasitā)을 의지해서 생긴다.
한편 경에서 여섯 번째로 언급하고 있는 누진통(漏盡通, āsavakkhaya – ñāṇa, 번뇌를 부순 지혜)은 사마타, 즉 禪의 힘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위빳사나를 통한 통찰의 힘으로 얻어지는 것이라서 여기서는 제외된다.
참고로 경에 나타나는 누진통의 정형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이다.
(1) “모든 번뇌가 다하여 아무 번뇌가 없는 ‘마음의 해탈[心解脫]’과 ‘지혜의 해탈[慧解脫]’을 바로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초범지에 의해 증명하며 구족하여 머문다.(D2; M6; M73 등)”
(2) “그는 ‘이것은 괴로움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pajānāti). ‘이것은 괴로움의 일어남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이것들은 번뇌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이것들은 번뇌의 일어남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이것들은 번뇌의 소멸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 ‘이것들은 번뇌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이다’라고 있는 그대로 꿰뚫어 안다.(M4; M27 등)”
***출처 : 아비담마길라잡이, 초불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