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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佛傳經
7. 10가지 평정
그 자체로는 개별적인 법이지만 평정 바라밀에 포함될 수 없는 또 다른 평정들이 있다. 《위숫디막가》와《앗타살리니》는 그런 평정에 대해 10가지로 설한다.
(1) 육지(六支,Chaḷaṅga) 평정 : 여섯 감관의 문에 나타나는 좋고 나쁜 여섯 대상이 있다. 아라한은 감각 대상이 마음에 드는 것이라고 해서 기뻐 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낙담하지 않는다.
언제나 정념정지를 갖춘 채 평정하게 그것들을 취급함으로써 마음의 중립적 순수함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러한 정신적 균형을 육지 평정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여섯 요소들 즉 감관의 문 및 여섯 감각 대상과 함께하는 평정이다.
(2) 범주(梵住, Brahmavihāra)평정 : 행복과 고통은 자신의 업에 의한다고 보는 평정이다. 숭고한 삶에 동반되는 평정으로, 평정 바라밀이 이에 속한다.
(3) 각지(覺支, Bojjaṅga) 평정 : 도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때, 약한 요소는 강화되어야 하고 보다 강한 것은 억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각지에 이르렀을 때는 도를 구성하는 준수된 평정이 각지 평정이다.
(4) 정진(精進 : Vīrya) 평정 : 도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 정진은 꼭 필요한 만큼만 발휘되어야 한다. 즉 더 많아서도 적어서도 안 된다. 이것이 정진 평정이다.
(5) 행(行, Saṅkhāra)평정 : 삼매와 도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 초선으로 제거해야 하는 ‘덮개(五蓋, nīvaraṇa)'와 같은 ’행법(行法, saṅkhāra-dhamma)'에서 벗어난 상태로 머무는 것을 행 평정이라고 한다.
행 평정은 위파싸나 지혜가 성숙했을 때 일어난다. 이 지혜가 성숙하기 전까지는 행법을 제거하기 위해서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일단 이 지혜가 성숙해지면 행법을 제거하기 위해 더 이상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오직 평정 자세만을 유지하면 된다.
(6) 느낌(受,Vedanā) 평정 : 감각 대상들을 취할 때 기뻐하거나 낙담하는 일 없이 중립적으로 느끼는 것을 느낌 평정(捨受)이라고 한다.
(7) 관(觀, Vipassanā) 평정 : 온의 무상함처럼, 본성에 대한 통찰력을 연마하는 데 있어 정신적인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관 평정이다(이러한 맥락에서 위파싸나의 의미를 말하지면, ‘위’ 는 ‘특별한’ 이라는 뜻이고 ‘파싸나’ 는 ‘봄’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위파싸나는 ‘통찰’이라는 뜻을 갖는다).
남자나 여자 등과 같은 구상물이 존재한다는 인식은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보이는 일반적인 지식이다. 이것은 인식에 바탕을 둔 판단일 뿐 심오한 지식에 근거한 특별한 판단은 아니다. 그에 반해 위파싸나 통찰력은 이렇게 사유한다.
‘실제로 ’나‘ 또는 ’그‘ 라는 것은 없다. 나 또는 그라고 이름 붙인 것은 단지 명과 색의 집합물로서 결국 파괴되고 붕괴해간다. 붕괴해가는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유위법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손상된 표시가 없을 뿐이다.’
(8) 중립(Tatramajjhatta) 평정 : 상호연관된 법들은 각자의 기능에 입각해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이 법들에 대해서는 굳이 중립을 유지하려는 노력없이 평정을 지킬 수 있다. 이러한 평정을 중립 평정이라고 한다.
(9) 선정(Jhāna) 평정 : 선정을 연마하는 동안, 제3선에서 나타나는 숭고한 경지에 대해 무관심한 것을 선정 평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평정은 마지막 선정에서만 얻을 수 있다.
(10) 청정(Parisuddhi) 평정 : 모든 대립적인 요소들을 정화했으며, 그런 요소들을 가라앉히는 데 더 이상 어떤 노력도 필요치 않게 된 것을 청정 평정이라고 한다. 모든 대립적인 요소에서 자유로워진 제4선 단계에서의 평정이다.
이 10가지 중에서 6가지, 육지 평정, 범주 평정, 각지 평정, 중립 평정, 선정 평정, 청정 평정은 궁극적인 의미에서 동일하다, 이들 모두는 중립 평정이다.
그렇다면 왜 6가지 나누는가? 왜냐면 그것들은 발생하는 시간에 있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앞서 인용한 주석서들을 보면 이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비유가 있다.
한 남자가 어린 시절에는 ‘동자’ 라고 불리고, 좀 더 나이가 들면 ‘젊은이’, 나이가 더 들면 ‘성인’, 더 나이가 들면 ‘장군’ 그리고 나중엔 ‘왕’이라고 불린다. 같은 사람임에도 이처럼 인생의 단계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것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그러한 구별은 다음과 같은 기능의 차이에 기인한다.
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여섯 감각의 좋거나 나쁜 대상에 대해 평등하게 성찰하는 것이 육지 평정의 기능이다.
➁ 중생의 행복과 불행에 대해서 평등하게 성찰하는 것이 범주 평정의 기능이다.
➂ 선정과 도와 결과를 성취하려고 노력하는 데 있어, 제거해야 하는 덮개를 평등하게 성찰하는 것이 각지 평정의 기능이다.
➃ 필요한 것보다 많지도 적지도 않게 정진력을 일으키는 것이 정진 평정의 기능이다.
➄ 상호연관된 모든 요소들에 대해 강화하거나 억제하는 것 없이 평등하게 성찰하는 것이 행 평정의 기능이다.
➅ 평등하게 느낌을 성찰하는 것이 느낌 평정의 기능이다.
➆ 3가지 특징, 즉 무상, 고, 무아를 평등하게 성찰하는 것이 관 평정의 기능이다.
➇ 균형이 잘 잡힌 요소들을 평등하게 관찰하는 것이 선정 평정의 기능이다.
➈ 선정의 가장 숭고한 경지조차 평등하게 성찰하는 것이 선정 평정의 기능이다.
➉ 대립하는 모든 요소들이 정화된 것을 평등하게 성찰하는 것이 청정 평정의 기능이다.
기능의 차이뿐 아니라 감각 대상의 차이에도 주의해야 한다. 정진 평정은 정진의 심소이고 느낌 평정은 수(受)라는 심소이다. 법의 규정에 의할 때 이 두 평정은 서로 다르다.
행 평정과 관 평정 둘 다 ‘혜(慧,paññā)' 의 심소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2가지 다른 기능을 지닌다. 즉 행법의 3가지 특징에 대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성찰하는 것이 관 평정이다.
행 평정은 행법에 대해 두려움 없이 성찰할 때의 평등함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