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는 낮에 먹으려고 밤에 기절상태에 이르기 까지 모든 신진대사를 멈춘다.
낮이되면 온 힘을 다해 일초에 수십번의 날개짓으로 먹이를 찾는다.
밤이 되면 다시 기절의 상태로 들어간다.
도태되지 않기 위한 생존 본능이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인간의 경우, 최초의 인식과정은
남자인 경우엔 남자라는 것을, 여자인 경우엔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에 안도하고 만족하는
마음이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사실 최초의 알음알이인 재생연결식은
전생의 죽음의 순간에 필름처럼 스친 생각[업, 업의 표상, 태어날 곳의 표상 가운데 하나]을 이어받은 것이므로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최초의 인식과정은 사견-갈애 그룹인
앞에서 말한 갈애하는 마음이 흘러간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하는 첫번째 일이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누가 자기를 공격하거나
밥줄을 끊으려 한다면
생명을 지키기 위한 보호본능이 작동할 수 밖에.
그런데 벌새가 밤의 기절 상태를 유지한다면 어찌될까?
낮에 먹이를 구하는 활동이 불가능하게 된다.
생존본능의 원동력인 '자신에 대한 사랑'을 그만둔다면
갈애때문에 발생하는 온갖 종류의 괴로움으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씀은 실현 가능한 일인가?
가능하다.
타오르는 불에 장작을 계속 공급하지 않으면
불은 꺼지게 마련이라는 비유로 부처님은 설하셨기에.
이것을 열반이라 한다.
정신[마음]과 물질[몸]이라는
모든 형성된 것으로부터의 벗어남.
모든 갈애로 부터의 완전한 벗어남.
일어남 없음
다시 태어남 없음
재생없음
조건지어지지 아니한 것.......열반.
열반이 이러한 것임을 안다면 범부들은 결코 열반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애를 중심으로 사유하는 자에게는 언제나 행복한 삶의 존재만이 의미가 있을 것이므로....
그러니 삶이란 죽음과 같은 고통이라고 뼈가 시린 이만이
열반의 길을 추구하고 나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 되겠다.
때로는 괴롭고 때로는 즐겁기에 그래도 살만하다고 여기는 것이 중생심.
그러니 수행을 통해 행복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괴로움임을 꿰뚫어야만 하는 것이다.
꿰뚫었을 때에야 열반을 원하게 되므로
'괴로움이라는 성스러운 진리'는 꿰뚫어 알고 보아야만 하는 진리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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