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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사
성스러운(聖) 법(典)이 머무는 도량(寺)
이곳에 온지도 벌써 9년차이다.
처음 초파일을 맞이할 때 오가는 이가 없어 썰렁하였다.
그래서 그 이듬해 부터 나만의 초파일맞이 행사를 준비했다.
한 해에 50미터씩 도량내외에 장엄을 하기 위한 등을 달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때는 전기줄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외등을 달기 위한 전깃줄과 밝힐 등을 같이 준비하여야 하였다.
오가는 이가 없으니 줄을 치려면 홀로 하기가 힘이 들어 작업을 멈추고 길밖을 쳐다보다가
지나는 등산객이 있으면 도움을 청해 등을 같이 달았다.
그렇게 일년에 50미터씩을 장엄하는 등공양을 내 자신이 직접 올리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경내와 담장밖 도로를 포함하여 전체 길이가 도량안을 포함하면
정확치는 않으나 약 400미터 정도 되지 않나싶다.
3년전부터인가 의도적으로 집중수행의 회향을 초파일날 하는 것으로 하니
몇명의 수행자들이 함께 등을 달고, 고즈녁한 밤의 정취를 즐겨오고 있다.
작년에는 초파일 전날 밤에 함께 밝힌 장엄등을 구경한 이들이 8명정도 되는 듯하다.
지금도 장기수행 중이신 몇분의 수행자들이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전기를 이용한 외등을 달다보니 불을 밝히면 그 풍치가 가히 아름다우나
전기요금 때문에 저녁에 잠깐씩만 밝히고 끄는 것을 반복해 왔다.
그러다가 2년전에 약 60개 정도의 등을 태양광으로 바꾸었는데
마음속으로 모두 바꾸면 밤중 내내 산사를 고즈녁하게 밝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만만치 않은 비용때문에 엄두를 못내었었다.
지금 함께 수행중이신 비구니 스님 한 분이 이틀전에 먼저 25개의 태양광 등을 보시하시겠다는 말씀에
함께 마음을 내어 결과적으로 총 185개의 태양광 등을 설치하게 되었다.
이렇게 매년 조금씩 바꾸어나가면 될듯하다.
방금 무문관에서 요사채로 내려오는 동안 오늘 수행자들과 함께 작업한 태양광 등이
도로변을 아름답게 비춘다.
내일은 요사채 옥상에 못다한 작업을 마져해야겠다.
올해는 이런 성전사의 고즈녁함을 몇분이나 보실수있으려나.
봄 밤의 고즈녁함이....
좋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