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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2시 30분경 밖에서 스님하는 소리에 나가보니 남학생인 초등생 6학년 1명, 5학년 1명 그리고 , 3학년인 여학생 1명이 밖에 서있다. 그중에 한놈은 지난주에 와서 라면 끓여 먹고 과일먹고 방딲아 주고 간 녀석이니 그 맛에 다른 두놈을 데리고 온듯하다. "밥 안먹었지? 컵라면 끓여줄까?" 아이들 얼굴에 화색이 돈다. 초등 3년인 녀석이 들어오며 아이고 다리 아파요~ 한다. 하하 얼굴에 그늘이 없는 녀석들. "집에서 나와 바로 왔느냐?" 하니 PC방에 들렀다가 왔다는 것을 보니 속이 출출해 스님 생각이 났나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냐? 무슨 일을 시키고 라면을 줄까 생각을 해보니 시킬일이 없다. 오늘 법구경 법회가 시작되는 날이라 이미 청소를 해 놓았으니 말이다. 미얀마에서 수행할때의 일이 생각이 난다. 어느 스님이 꼭 공양간 앞에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으면
자기 발우를 그네들에게 들고가게하곤 하였다. 속으로 "아니 발우가 얼마나 무겁다고 그것을 들고가게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어느날 다른 스님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아이들이 공양간 앞에서 기다리는 것은 스님이 탁발한 음식을 얻어 먹으려고 기다리는 것이고 스님은 아이들이 아무일도 하지 않고 먹을 것을 얻으면 그네들에게 복덕이 되지 않으니 대신 발우를 들게하여 그 수고한 값으로 먹을 것을 준다는 것이었다. 아! 그렇게 깊은 뜻이..... 그래서 나도 이 놈들에게 컵라면 하나씩을 나눠주었다가 그냥 먹으면 안되니 걸래를 하나씩 잡고 너는 이 방을 닦고, 너는 저 방을 닦아라 하였다. 하하하 열심히 그러나 대충 딱더이다. 그래서 대충닦으면 라면없다고 하였더니 다시 걸래를 들고 들어간다. 나는 악덕스님인가? ㅎㅎ 물을 끓이는 주전자 옆의 좌탁에 앉아 앞을 쳐다보니 이 놈들이 왔다갔다한 발자국이 바닥에 선명하다. 아이고~ "야~ 이놈들아 바닥좀 보아라!" 하였더니 지난주에 왔던 6학년이 맏이 놈이 대걸레를 들고와 다시 바닥을 훔친다. 역시 큰 놈이라 다르구나하였더니 반쯤 닦고는 5학년에게 넘겨주며 나머지를 니가 닦아라한다. 한놈은 화이트 보이에 써있는 한문을 따라서 그리고 그 옆에 놈은 다시 그것을 또 베끼고 있다..... 라면을 먹은 후 2시까지는 시간이 한시간여 남아서 너희들 스님이 소리를 할터이니 따라해 보겠느냐하니 좋아라한다. 그래서 삼귀의를 범패성으로 하니 곧잘 따라한다. 토요일 오후 한적한 산속에 스님과 아이들 세명이 앉아서 범패를 한다. 하면서도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난다. 내가 웃으니 아이들도 웃고 범패소리와 스님의 표정에 두놈은 아예 몸을 흔들며 춤을 춘다. 하하하 아이고 이렇게 산속의 오후가 익어가고 있다. 얼마전 인터넷을 보시고 마음을 통제하는 명상에 관심이 있어 찾아오신 사회복지사업을 하시는 보살님 한분 시청에 다니시는 부부 그리고 구미에 있는 직장에서 오늘 이 시간을 위하여 일부러 참서하러 오신 중소기업의 부회장 내외 이렇게 8명이 제1회 법구경 법회를 가졌다. 거해스님의 법구경을 교재로 하였는데 열성적인 사회복지하시는 분은 시립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시는 성의를 보이셨다. 사두 사두 사두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 좋지않는 마음과 행동을 하면 괴로움이 따르기를 마치 황소뒷굽을 수레바퀴가 따라가는 것과 같다. ============================================ 박보살님이 보시한 응진무념스님의 법구경을 더해 강의하니 재미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책을 보시한 박보살님은 바뻐 참석치 못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무엇이 이것보다 바쁠수 있으리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인연은 끊임없이 변화해 간다. 앞과 뒤가 바뀌면 괴로움이 따른다. 마치 황소의 발자욱을 따르는 마차의 수레바퀴처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