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스님의 성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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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치미와 고구마

정명

2009-12-28 00:29

10297

오늘은 12월27일
일요일입니다.

이틀전에 사가 어머니 생신이라 가족들이 절에 함께 다녀갔습니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던 방에 보일러 점검하고,.... 마음으로 조금 분주하였습니다.

그래서 업과 윤회의 법칙 제3판 수정.보완 작업이 주춤거렸지요.

어제 저녁부터 다시 달려들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하려니 점심이 다된 지금 눈도 침침해지고
바람도 쐴겸 절밖에 있는 수곽에 물이 얼지 않았나 점검이나 하려는 마음에
방문을 나섰습니다.

수곽에 가보니
10여개가 넘는 PET 병들에 노보살님 한분이 물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 보살님이 저를 보시더니 합장을 하면면
스님, 법당에 방금전 물김치 한병을 놓고 왔습니다.
아 그래요, 그 마음이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스님, 그런데 제가 고구마를 법당에 들이려다가 너무 고구마가 시원찮아서
죄송스러운 마음에 고구마는 그냥 가져왔어요. 스님을 직접 뵈었으니
고구마를 가져가 드세요.

그래서 그럼 고구마 하나만 주세요하였더니
다 가져 가세요
저는 혼자 있으니 그럼 하나만 더 가져 가겠습니다.

보살님이
스님께 동치미 맛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동치미만 드시지 못할것이므로
고구마와 함께 드시라고 가져오신 것이라 한다.

보살님 이 보시 공덕으로 괴로움 소멸하십시오. 그럼 얼른 가서
동치미 맛을 보아야 겠습니다.

그래서 찐고구마 2개를 들고 법당문을 열어보니
조그마한 플라스틱 병에 담겨진 동치미가 문옆에 놓여있었다.

이왕이면 부처님전에 올리고 절을 하고 가겼으면
더욱 좋지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불전에 올리고 절하고
마음으로 축원올리고
신중단에 올리고 마음으로 축원하고
영가단에 올려서 같이 공덕을 나누길 발원하였다.

사실 이 보살님은 약 한달전에
절의 수곽으로 물을 받으러 오셨었다.
그때도 PET병이 10여개가 넘어서 무거운 것을 어찌 가져가실 것인지
걱정스러워 여쭈니 물을 떠가시는 것이 부담되었는지
동치미를 담을 것인데 담으로 스님에게도 맛을 보여드리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말을 하면 지켜야 하는데
대부분 미안한 마음에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으면 구업을 짓는 것이라 말한적이 있다.

약 한달이 지난 지금
사실 가끔씩 수곽을 볼때 마다 그 보살님 생각이 떠오른 적이 있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동치미를 마셔본다.
입안에서 싸한 소금기와 얼음같은 시원함이 입안에 가득하다.

그리고 조그만 고구마 2개....

밖의 날씨는 꽁꽁 얼어붓는 날씨이지만
마음만은 내내 훈훈하다.

이 보시 공덕으로 보살님
금생에 괴로움이 소멸되시길...
정명

비맞는 까치

고맙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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