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는 라지기르의 가란디 대나무 동산에 큰 비구들 오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네 범지는 모두 다섯 가지 신통을 얻고, 착한 법을 수행하며 한 곳에 모여 이렇게 의논하였다.
죽음의 사자가 올 때에는 그 억센 힘을 피하려 하지 말고, 제각기 숨어 그 사자로 하여금 올 곳을 모르게 하자고. 그때 한 범지는 허공에 날아 올라가 죽음을 면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는 죽음을 면하지 못하고 공중에 있으면서 목숨을 마쳤다.
둘째 범지는 큰 바다 밑에 들어가 죽음을 면하여 하였으나, 곧 거기에서 목숨을 마쳤다. 셋째 범지는 죽음을 면하려 수미산 중턱에 들어갔으나, 거기서 죽었다.
넷째 범지는 땅 속에 들어가 금강제에 이르러 죽음을 면하려 하였으나, 그도 거기서 목숨을 마쳤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하늘눈으로 네 범지들이 제각기 죽음을 피하려 하였으나 모두 함께 목숨을 마치는 것을 보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하늘도 아니요 바다 속도 아니요
산이나 바위 속에 들어갈 것도 아니다.
어디 가서 숨을 곳 없나니
이것을 벗어나면 죽음 받지 않으리.
그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슴하셨다.
범지 네 사람이 있어 한 곳에 모여 죽음을 면하려고 제각기 갈 곳으로 달아났으나, 죽음을 면하지 못하였다.
한 사람은 허공에 있었고, 한 사람은 바다 속으로 들어갔으며, 한 사람은 산 중턱에 들어갔고, 한 사람은 땅 속에 들어갔다가, 모두 함께 죽었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죽음을 면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네 가지 법의 근본을 생각하라. 어떤 것이 넷인가.
모든 행은 덧없다. 이것은 첫째 법의 근본이니, 잘 생각하여 수행하라.
모든 행은 괴롭다. 이것은 둘째 법의 근본이니, 모두 함께 생각하라.
모든 법은 무아이다. 이것은 셋째 법의 근본이니, 모두 함께 생각하라.
열반은 고요함이다. 이것은 넷째 법의 근본이니, 모두 함께 생각하라.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이 네 가지 법의 근본을 마땅히 함께 생각하라. 왜 그러냐 하면 곧 남, 늙음, 죽음, 근심, 걱정, 괴로움, 번민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이 네가지 법을 성취하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느니라.
이때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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