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發心修行章(발심수행장) 海東沙門 元曉 述
夫諸佛諸佛(부제불제불) 莊嚴寂滅宮(장엄적멸궁)
於多劫海(어다겁해) 捨欲苦行(사욕고행)
모든 부처님들(과거 7불)이
장엄한 적멸궁(마음이 고요하여 온갖 번뇌 망상을 여인 상태)에 드신 것은,
수많은 세월동안 탐욕심을 버리고 고행을 하였기 때문이니라.
衆生衆生(중생중생) 輪廻火宅門(윤회화택문)
於無量世(어무량세) 貪慾不捨(탐욕불사)
중생들이 번뇌 망상에 불타는 문(6도를)을 윤회하는 것은,
한량없는 세월동안 탐욕심을 버리지 못함이니라.
無防天堂(무방천당) 少往至者(소왕지자)
三毒煩惱(삼독번뇌) 爲自家財(위자가재)
오지 못하도록 막는 게 없는 천당에 오는 사람이 적은 것은,
탐 진 치. 삼독(에서 일어난 번뇌 망상)을 자가의 재물로 삼았기 때문이다.
無誘惡道(무수악도) 多往入者(다주입자)
四蛇五欲(사사오욕) 爲妄心寶(위망심보)
오라고 권하지 않는 3악도(지옥,축생,아수라)에 많은 중생이 들어가는 것은, 사대(四大: 地水和風지수화풍) 오욕(財色食名睡: 재물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을 마음의 보배로 삼았기 때문이다.
人誰不欲歸山修道(인수불욕귀산수도)
而爲不進(이위부진) 愛欲所纏(애욕소전)
산속에 들어가 도를 닦고자 하는 마음이야 그 누가 없겠냐마는,
그렇게 행하지 못함은 애착과 욕망(五欲樂)에 억매여 있기 때문이다.
然而不歸山藪修心(연이불귀산수수심)
隨自身力(수자신력) 不捨善行(불사선행)
산 속에 들어가서 마음을 닦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의 능력에 따라 선행(10선행: 천수경 10악의 반대)은 버리지 말지니라.
自樂(자락) 能捨(능사) 信敬如聖(신경여성)
難行(난행) 能行(능행) 尊重如佛(존중여불)
(선행을 하고자) 자기의 즐거움을 능히 버리면
성인과 같이 믿음과 존경을 받고,
어려운 일을 능히 행하면 부처와 같이 존중받느니라.
慳貪於物(간탐어물) 是魔眷屬(시마권속)
慈悲布施(자비보시) 是法王子(시법왕자)
좋은 물건을 간탐 하는 것은 마구니 권속이요.
자비심으로 보시하는 것은 법왕(깨달은 사람)의 아들이다.
高嶽峨岩(고악아암) 智人所居(지인소거)
碧松深谷(벽송심곡) 行者所捿(행자소서)
높은 산 바윗돌(토굴)은 지혜로운 사람의 거처이며,
깊은 골짜기 암자는 수행자의 거처이니라.
飢餓木果(기찬목과) 慰其飢腸(위기기장)
渴飮流水(갈음류수) 息其渴情(식기갈정)
(도토리, 밤 같은) 나무열매로 허기진 창자를 위로하고,
흐르는 물을 마셔서 목마르는 갈증을 쉴지니라.
喫甘愛養(끽감애양) 此身定壞(차신정괴)
着柔守護(착유수호) 命必有終(명필유종)
달콤한 좋은 음식을 먹어 애써 보양하여도
이 몸뚱아리는 (때가 되면)반드시 없어질 것이요,
아무리 부드러운 옷을 입혀 보호하더라도
명이 다하면 마칠 것이니.
助響巖穴(조향암혈) 爲念佛堂(위염불당)
哀鳴鴨鳥(애명압조) 爲歡心友(위환심우)
메아리를 돕는 바윗굴(토굴)로 염불당을 삼고,
슬피 우는 기러기를 마음의 벗으로 삼는(깨닫기 위해 수행하는) 것을 기쁨으로 여겨라.
拜膝如氷(배슬여빙) 無戀火心(무연화심)
餓腸如切(아장여절) 無求食念(무구식념)
(지극한 정성으로) 절하는 무릎이 얼음장 같아도
따뜻한 불 생각하는 마음이 없으며,
(일심삼매로 기도하면) 주린 창자가 끊어질 것 같아도
음식 구하는 마음이 없을 진데.
忽至百年(홀지백년) 云何不學(운하불학)
一生幾何(일생기하) 不修放逸(불수방일)
인생사 100년이 홀연히 (지나 죽음에) 당도할 것 인데,
어찌 배우지 아니 할 것이며
일생이 도대체 얼마나 길다고
수행하지 않고 방일(게으름. 나태함)할 것 인가?
離心中愛(이심중애) 是名沙門(시명사문)
不戀世俗(불연세속) 是名出家(시명출가)
마음 가운데 애착과 애욕을 떠난 것을, 이르러 사문(중. 수행자)이라 하며, 세속의 일에 연연하지 않는 것을 이름 하여 출가라 하느니라.
行者羅網(행자라망) 狗被象皮(구피상피)
道人戀懷(도인연회) 蝟入鼠宮(위입서궁)
수행자가 비단으로 몸을 휘감는 것은,
마치 개가 코끼리 가죽을 덮어쓴 것 같음이요.
도인이 좋아하는 마음(분별심)을 품는다면,
마치 고슴도치가 쥐구멍에 들어감이라.(못 빠져나옴)
雖有才智(수유재지) 居邑家者(거읍가자)
諸佛是人(제불시인) 生悲憂心(생비우심)
비록 재주가 있는 자라도 읍가(도시)에 사는 자에게는
모든 부처님이 슬프고 근심하신다.
設無道行(설무도행) 住山室者(주산실자)
衆聖是人(중성시인) 生歡喜心(생환희심)
설사 도행이 없더라도 산중에 거하는 자에게는
모든 성인이 환희심을 내시니라.
雖有才學(수유재학) 無戒行者(무계행자)
如寶所導而不起行(여보소도이불기행)
재주가 있고 잘 배웠다 하더라도 계행이 없는 자는
보배로운 곳으로 인도하더라도 일어나 가지 않는 것과 같음이요.
雖有勤行(수유근행) 無智慧者(무지혜자)
欲往東方(욕왕동방) 而向西行(이향서행)
비록 부지런히 수행해도 지혜가 없는 자는
동방으로 가고자 하나 서쪽으로 가는 사람이다.
有智人 所行(유지인 소행) 蒸米作飯(증미작반)
無智人 所行(유지인 소행) 蒸沙作飯(증사작반)
지혜로운 사람이 행하는 바는 쌀을 찧어서 밥을 짓는 것이요,
지혜가 없는 자가 행하는 바는 마치 모래를 쪄서 밥을 짓는 것과 같으니라.
共知喫食 而慰飢腸(공지끽식 이위기장)
不知學法 而改癡心(부지학법 이개치심)
(지혜로운 자나 어리석은 자나) 밥을 먹어야
주린 창자를 위로할(채울)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어리석은 자는)불법을 배워 실천해야
어리석은 마음을 고칠수 있음을 알지 못하는구나.
行智具備(행지구비) 如車二輪(여거이륜)
自利利他(자리리타) 如鳥兩翼(여조양익)
수행과 지혜를 모두 갖춘 자는 마치 두 바퀴 달린 차와 같고,
자리이타(나도 좋고, 타인도 좋은 불법의 궁극의 경지)는
마치 새의 양 날개와 같으니라.
得粥祝願(득죽축원) 不解其意(불해기의)
亦不檀越(역부단월) 應羞恥乎(응수치호)
(아침)죽을 얻어서 축원하되 그 뜻을 알지 못하면(실행하지 않으면),
단월(시주자)에게 어찌 부끄럽지 아니한가?
得食唱唄(득식창패) 不達其趣(불달기취)
亦不賢聖(역불현성) 應慚愧乎(응참괴호)
밥을 얻어먹고 범패를 읖조리는데(의식집전. 염불)
그 취지를 통달하지 못하면 어찌 성현들에게 부끄럽지 아니한가?
人惡尾蟲(인오미충) 不辨淨穢(불변정예)
聖憎沙門(성증사문) 不辨淨穢(불변정예)
사람이 미충(구더기. 파리 등)을 싫어하는 것은
미충이 깨끗함과 더러움을 알지 못함이고,
성현이 사문을 미워하는 것은
사문이 청정함과 더러움을 가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棄世間喧(기세간훤) 乘空天上(승공천상) 戒爲善梯(계위선제)
是故破戒(시고파계) 爲他福田(위타복전)
如折翼鳥(여절익조) 負龜翔空(부구상공)
세간의 번잡함을 버리고 확 터인 천상에 오르는 데에는
계율이 좋은 사다리이니라.
그러므로 파계하고 다른 사람의 복전 노릇하는 것은
날개 부러진 새가 거북을 등에 지고 하늘을 나는 것과 같으니라.
自罪未脫(자죄미탈) 他罪不贖(타죄불속)
然(연) 豈無戒行(기무계행) 受他供給(수타공급)
자기 죄를 벗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의 죄를 참회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계행이 없이 어찌 남의 공양을 받으리오.
無行空身(무행공신) 養無利益(양무이익)
無常浮命(무상부명) 愛惜不保(애석불보)
수행정진하지 않는 몸은 빈껍데기와 같아 공양을 해도 이익이 없는 것이요. 무상한 뜬 목숨이라 애석하게도 보존하지 못하니라.
望龍象德(망용상덕) 能忍長苦(능인장고)
期獅子座(기사자좌) 永背欲樂(영배욕락)
(선방이나 강원) 용상방 덕을 바란다면 능히 오랜 고통을 참아내야 하고,
(지혜의) 사자좌를 기약하려면 영원히 욕락을 등져야 하느니라.
行者心淨(행자심정) 諸天共讚(제천공찬)
道人戀色(도인연색) 善神捨離(선신사리)
수행자의 마음이 청정하면 모든 천인들이 찬탄하고,
도 닦는 자가 사물이나 이성에 연연하면 선신들이 모두 떠나리라.
四大忽散(사대홀산) 不保久住(불보구주)
今日夕矣(금일석의) 頗行朝哉(파행조재)
사대(몸의 구성요소)는 홀연히 흩어지고 보존하여 오래 머물지 못하고,
오늘 저녁이 어느 새 내일 아침으로 기울고,
世樂後苦(세락후고) 何貪着哉(하탐착재)
一忍長樂(일인장락) 何不修哉(하불수재)
세속의 즐거움은 뒤따라 괴로움을 동반하는데 어찌 탐착할 것이며
한번 참음으로써 길이 즐거움이 있거늘 어찌 수행하지 않으리오.
道人貪(도인탐) 是行者羞恥(시행자수치)
出家富(출가부) 是君子所笑(시군자소소)
도인이 탐욕을 부리는 것은 수행자의 수치요,
출가자의 부유함은 군자의 비웃음이로다.
遮言不盡(차언부진) 貪着不己(탐착불기)
第二無盡(제이무진) 不斷愛着(부단애착)
말로 이 핑계 저 핑계 둘러대길 끝없이 하면서 탐착하는 걸 그만두지 않고
또 다시 이런 저런 핑계로 끝없이 애착을 끊지 못하고
此事無限(차사무한) 世事不捨(세사불사)
彼謀無際(피모무제) 絶心不起(절심불기)
이번 만 이번 만(하고 그만 하겠다고) 하기를 끝없이 하니
세속의 일(번뇌 망상) 버리지 못하고
출세간 해탈하는 마음조차 일으키지 못하는구나.
今日無盡(금일무진) 造惡日多(조악일다)
明日無盡(명일무진) 作善日少(작선일소)
오늘 만 오늘 만 하는 것이 끝이 없이, 악행 하는 날만 늘어나고
내일 내일 미루는 것이 끝이 없어서, 선행을 짓는 날은 적어만 지네.
今年不盡(금년부진) 無限煩惱(무한번뇌)
來年無盡(내년무진) 不進菩提(불진보리)
금년 만 금년 만 하기를 끝이 없거늘, 한없이 번뇌 망상만 일삼고
내년부터 수행하겠다고 다짐한 것이 끝이 없건만,
깨닫기 위해 털고 나서지 못하네.
時時移移(시시이이) 速經日夜(속경일야)
日日移移(일일이이) 速經月晦(속경월회)
月月移移(월월이이) 忽來年至(홀래년지)
年年移移(년년이이) 暫到死門(잠도사문)
한 시간 한 시간이 흘러서 하루 밤이 훌쩍 지나고,
하루하루가 흘러서 곧 그믐이 되어 버리며,
다달이 지나서 눈 깜짝할 사이 다음 해가 되고
한해 한해가 지나서 잠깐 사이 죽음의 문턱에 다다르는데.
破車不行(파거불행) 老人不修(노인불수)
臥生懈怠(와생해태) 坐起亂識(좌기난식)
부서진 수레는 가지 못하고 늙으면 수행할 수 없는데 누워서 게으름만 피우고
앉아서 이 생각 저 생각 어지럽게 공상(번뇌 망상: 타인을 원망하고 분별심만 일으킴)만 일으키는구나.
幾生不修(기생불수) 虛過日夜(허과일야)
幾活空身(기활공신) 一生不修(일생불수)
수없이 많은 생을 수행하지 않고(무량겁 동안 깨닫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 이런 모양 저런 꼴의 몸뚱아리를 받아 윤회하면서) 살아왔는데 또 하루를 헛되이 보내고,
수없이 많은 삶을 (공덕을 짓지 않고) 아무 하는 일 없이 살아왔는데,
이생에서도 한 평생 수행하지 않는다면,
身必有終(신필유종) 後身何乎(후신하호) 莫速急乎(막속급호) 莫速急乎(막속급호) - 發心修行章 終 -
이몸은 반드시 죽음을 맞는데 다음 생이 좋길 바라겠는가? (수행하는 것이)급하고 급하지 않는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