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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주인의식 없이 무임승차하려는 불자들이 절대 다수이기 때문이다. ‘나 아니어도…’ ‘몇 년 지켜봐야지’ 하며 무심히 지나치고 방관하는 사이 열심히 하던 불자들, 젊고 전문적인 일꾼들은 하나 둘 불교계를 떠난다.”
박광서 교수(서강대)는 최근 발간된 한국교수불자연합회(이하 교불련) 창립 25주년 기념문집 <학문과 더불어 보살의 길 따라>에 기고한 ‘재창립의 정신으로 우뚝 세워야’ 제하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원력의 종교인 불교가 이렇게 무기력한 종교로 주저앉는 비불교적 행태에 대해 불교지성들부터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교수불자들이 주인의식·책임의식을 갖고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단결하느냐에 따라 불교계 모습과 그 사회적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시대흐름에 맞는 교단 발전방향을 제시·견인할만한 인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어느 조직이든 뜻, 사람, 돈 등 세 가지가 균형 있게 갖춰져야 건강한 조직이다. 교불련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뜻을 펼치기 위한 사업의 성격도 분명하고 다른 단체와 차별성을 가져야 생명력이 유지된다”며 “왜 창립됐는지, 없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불투명하면 오래 지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불련은 학제 간 연구 외에 불교가 좋고, 불교의 융성으로 인해 사회가 더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많은 교수불자가 함께할 구심점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조직의 활성화는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신심과 원력은 물론 신뢰할만한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회원과의 활발한 소통 역시 조직 활성화의 기본”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또, “연간 예산이 5000만원인 교불련 재정문제는 심각하다. 재정규모가 지금의 몇 배는 돼야 한다. 전체 예산 가운데 회비가 50% 수준으로 돼야 단체가 활성화된다”고 지적했다.
“연봉 1억 전후의 교수들 연회비가 고작 3만원인 교불련은 죽은 단체나 다름없다. 그나마 신도회관 전세금 1500만원과 정기예금 2400만원 등 기본자산을 까먹지 않은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지경”이라는 탄식도 나왔다.
이를 박 교수는 “원력보살이 아니라 창백한 서생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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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불자 개개인에게 수행·교리공부, 포교·신행이 중심돼야 한다고 권하면서도 “현대 사회에서는 ‘보시 봉사 사회책임’ 같은 개인차원을 넘어선 ‘사회회향’이 강조된 재가불자의 삶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상생활과 불교적 삶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삶의 현장이 곧 수행의 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논의해봐야 한다. 교단을 건강하게 만들고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어야 하는 종교조직 기본임무에 충실하지 않고는 불교는 점점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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