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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自恣)
안거가 끝나는 전날 저녁에 비구들은 자자(自恣 pavāranā)의식을 치뤄야 합니다. 비구가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이 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동료비구들로부터 훈계를 청하는 의식이 자자입니다. 자신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남들이 발견한 잘못이나 허물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자기도 모르게 어떠한 잘못이나 허물을 범했다면 모임의 다른 비구가 그것을 바로 지적해 줄 수 있어 적절한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훈계에 따라 필요한 시정조치를 취하는 것은 계청정(戒淸淨)에 이르는 계율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계청정을 확립하고 나서 심청정(心淸淨)과 견청정(見淸淨)을 얻기 위한 명상을 닦기 시작합니다.
이 훈계를 청하는 자자(自恣)의식은 부처님의 교법(sāsana)을 청정하게 유지하고 선(禪)이나 도과와 같은 높은 정신적인 성취를 얻는데 크게 기여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부처님께서 따딩윳의 보름날에 다섯 명의 비구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승가에 훈계를 해달라거나 비구가 다섯 명이 안 될 경우는 서로 간에 훈계를 해달라는 정식 요청을 명하는 이 계목(戒目)를 제정하신 것입니다. 이 계목은 착한 믿음을 지닌 비구가 각별히 유의해야만 하는 것으로 이 계목에 준하여 비구는 자신의 품행과 행동 가짐에 관련된 훈계를 진지하게 요청해야 합니다. 훈계를 받으면 필요한 시정조치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어떠한 훈계도 기꺼이 환영해야 합니다.
이는 사교적 모임이나 대중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막 떠나려는 사람의 얼굴에 묻은 땟자국이나 얼룩을 친구가 지적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다정어린 지적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대중들의 비웃음과 히히덕 거림을 사지 않도록 얼굴에 묻은 땟자국을 일찌감치 닦아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비구는 도반들이 지적한 잘못을 감사의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없애도록 마음을 써야 합니다. 이 수행은 부처님의 교법을 청정하게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것입니다. 전통을 단순히 형식으로써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과 단점을 제거하고자 하는 진지하고 성실된 바람으로 따르고자 비구는 도반들로부터 훈계를 청하고 그 훈계를 환영해야 합니다. 동시에 그도 도반의 잘못을 보게 되면 그에게 훈계를 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해주고 잘못을 고치려는 진지한 노력을 취함으로써 청정범행은 오점없이 청정한 상태로 유지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이 계율을 지정해주신 숨은 이유였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