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 선사는 선수행을 강조하며 많은 제자를 길러냈습니다. 경허 선사가 없었다면 오늘 이 자리서 한국선을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경허 선사에 감사하는 자리입니다.”
7일 수덕사에서 입재한 국제선수행대법회에 참석한 무상사 조실 대봉 스님은 “많은 사람들이 숭산 스님의 가르침은 알면서도 숭산 스님이 경허 선사의 법을 이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상 스님은 숭산 스님의 제자로 경허 선사의 법손이다. 경허 선사의 가르침은 만공–고봉–숭산을 거쳐 대봉 스님에게로 이어졌다.
스님은 “이 법맥을 보고, 면면이 이어진 가르침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법맥을 볼 수 있다면 불교가 한국 현대사회와 어떻게 재연결 됐는지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무상 스님은 경허ㆍ만공 스님의 법을 현재로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불교를 중흥시켰던 선사들의 법이 현재에 현현(顯顯)한다면 젊은 세대들도 법으로 깨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스님은 “경허 스님의 가르침은 인간 본성을 되찾으라고 끊임 없이 강조한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에 산재하는 많은 문제에 대해 저마다 각기 다른 방법으로 풀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간본성을 회복한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이것이 경허 스님의 발자취를 좇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무상 스님은 “경허 선사의 가르침을 알고 싶거든 자신의 본성을 찾으라”고 말했다.
무상 스님은 한국불교의 특징을 끈끈한 관계에서 찾았다. 스님은 “불교는 어느 나라에 가든 그 나라 전통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인도에서는 철학적인 사회의 영향을 받아 경전이 많이 조성됐다. 티베트는 마귀들이 많아 불교가 마귀를 삼켜 중생을 구제했다. 중국에서는 유행했던 도교의 ‘그저 자연을 가르쳐라’는 가르침을 수용해 한 지점을 가르치는 선불교를 만들어 냈다. 일본에서는 사무라이 스타일의 불교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한국의 문화는 인정, 인간적인 사랑이다. 한국불교는 관계에 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간이 우주만물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옳은 관계인가를 알려주는 것이 한국불교이다. 경허 스님은 이러한 깨달음을 얻어 100%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상 스님은 “경허 선사가 보여준 많은 기이한 행동은 모두 대자유인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높고 낮음 배경에 관계없이 누구나 도왔던 경허 선사의 법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봉 스님은 “경허는 바로 늘 우리에게 직접 물었다. ‘너는 누구냐’고. ‘깨어나라’고. ‘어떻게 하면 깨어나서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가’를 강조했다. 이 부분에서 경허 선사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님은 “경허 스님이 당시 불교를 일으켜세웠듯이 우리도 경허 스님의 법을 통해 현재의 불교를 중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