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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새벽 경북 군위 인각사 문수 스님 부도탑 앞에서 소신한 여성이 작은 공책에 7장의 유서를 남겼다. 유서 내용은 소신공양의 당위성과 인연된 모든 이들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함과 동시에 불교의 정법이 오래도록 퍼질 것을 염원했다. 불교에 대한 조애와 신심, 자비심이 깊은 불자임을 엿볼 수 있다.
소신공양한 전직 사미니는 작은 스프링 수첩에 7장에 걸쳐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진관 스님, 저 조계종 행자 석진입니다. 문수 스님이 불러서 갑니다. 장례는 간소하게 치러 주십시오” 등이 언급됐다.
또 유서는 “스스로 몸을 살라 공양 올리지 않고는 이 고요한 씻김과 평화를 가늠할 수 없으리. 이 인연공덕으로 세세생생 불법을 만나 보살도를 닦아지이다. 저와 인연된 모든 영가들은 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좋은 곳에 태어나소서”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서는 "제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들은 모든 분들의 아픔이 어서 치유되기를"이라면 약사다라니의 일부를 적었다.
약사다라니는 중생의 고난을 소멸하는 다라니로 <약사유리광칠불본원공덕경(藥師溜璃光七佛本願功德經)> 줄여서 <약사경>에 나온다. 약사다라니 전문은 ‘나무바가바제 비살사구로 벽류리 바라 바아라 사야 다타 아다야 아라하제 삼먁삼불타야 다냐타 옴 비살서 비살서 비살사 삼모 아제 사바하’이다. 소신한 전직 사미니는 이 다라니의 앞구절 일부를 유서에 적었다.
유서는 이어 자신의 아들로 추정되는 혜경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호명한 뒤 "너어게 물려줄 것은 오직 이 염주 뿐이다"며 "오래 간직하려하지 말고 인연되는 동안 가지고 있거라. 정말 고마운 아들아"라고 썼다.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정웅기 국장은 “문수 스님의 부도탑에서 소신한 것으로 보아 그 분 의미를 축소해서는 곤란하다.”며 “문수 스님 추모사업 동안 조계사를 지키며 매우 열심히 활동했던 분이다. 유서를 포함해 전말을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유서 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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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몸을 살라 공양을 올리지 않고는 이 고요한 씻김과 평화를 가늠할 수 없으리.
이 인연 공덕으로 세세생생 불법을 만나 보살을 닦아지이다.
저의 인연된 모든 영가들은 보다 건강하고 아름다움 모습으로 좋은 곳에 태어나소서.
한국 불자 가정이 초기경전이 널리 퍼저서 저희들이 아기적부터 부처님 가르침을 접하게 하소서.
금생에 인연이 다하여 저는 먼저 다음 생으로 넘어 갑니다.
제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들은 모든 분들의 아픔이 어서 치유되기를. 나무 바가바제 비살사구로 벽류리 바라 바아라사야......
문수 스님께서 저를 맞아주시니 보내주시는 분은 불교인권위원회 진관 스님이면 좋겠습니다.
곧 새로운 부모님을 만나 딸이 되고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어 윤회를 선택한 보살들의 집을 제공해 주겠습니다.
그러니 오래 슬퍼하지 마시고 다만 정법이 오래 머물도록 애써주십시오.
지나온 모은 인연들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길 평안하시길...
혜강아 너에게 줄 것이 이 염주 뿐이다. 애써 오래 간직하지 말고 인연되는 동안 가지고 있거라.
부디 너에게 오랫동안 복을 지어온 어여쁜 아가씨가 짝으로 나타나길 바란다.
건강하고 행복하여라.
불법안에서 평화로워라.
정말 고마운 아들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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