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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절벽에서 내려뛰면 요정이 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절벽에 뛰어 내린다.
또는 아주 높은 삭까(sakkā)의 나무나 범천이 사는 아주 높은 산을 마루(maru)라 하는데,
이 마루(maru)에서 뛰어내리면 천녀(天女)와 결혼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저 나무나 산꼭대기에서 뛰어 내린다.
이런 말은 듣는다면 웃을 것이다.
그렇지 아니한가?
그런데 이 이야기는
‘윤회에 집착하면서’(vaṭṭanissita) 여러 ‘공덕이 되는 행’(puññābhisaṅkhāra)들을 짓는 것을 저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것
그리고 생노병사와 같은 괴로움이 가득 찬 협곡으로 뛰어 드는 것에 비유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행복, 천상의 행복, 범천의 행복은 생노병사와 같은 다양한 고통과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나 천신 혹은 범천의 세계는 선처(善處) 혹은 행복한 세계(sukha)라고들 하지만
이 행복이라는 과보가 죽음의 괴로움(maraṇa dukkha)과 마주 하는 순간에
이 행복은 크게 불타오르는 불행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재산의 크기만큼 고통받는다.
그리고 임종 직전에 그것 때문에 괴로움의 불에 휩싸일 수 있다.
때로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이 가진 재산과 행복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고 변형되는 것을 보면서
‘변화에 기인한 괴로움(viparināma dukkha)에 직면하기도 한다.
실제로 인간이나 천신이나 범천의 재산과 행복에 의지하는 즐거움은
아주 사소하고, 찰라에 불과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이런 즐거움을 누리려고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을 나의 삶과 혼을 갈아넣고 있다.
점점 더 많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들이붓고 있다.
인간이나 천신 혹은 범천이 열심히 살아서 얻은 모든 행복들은 어느 날 문득 괴로움으로 귀결될 뿐이로다.
마치 등불에 뛰어드는 나방과 같고, 꿀 한 방울을 탐하여 꿀 묻은 칼날을 혀로 핥는 것과 같다.
인간, 천신, 범천의 재산을 갈망하는 자들은 고통의 근본 원인인 공덕행(puññābhisaṅkhāra)이라는 유익한 업을 열심히 짓는다.
두터운 무명에 가려있기 때문에 이런 괴로움뿐인 것을 행복한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 열반에 이르는 도닦음, 제3권 가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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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공덕행을 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니다.
공덕행이 있어야 열반의 다리를 건널 수 있기 때문이다.
윗 글은 무명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인간이나 천신들 혹은 나와 너, 고양이와 강아지 들이 실질적으로 존재한다고 믿는 무명에서 벗어나
정신과 물질 그리고 그것들의 원인과 결과만 존재한다는 것을 꿰뚫어 보고
이런 조건지어진 현상들은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실체가 없으므로
하루 빨리 거기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그렇지 아니하면 나의 의지와는 무관한 등떠밀림때문에
정신차려보면 고통의 세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으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