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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에서 동지는 큰 명절인데
실질적인 새해의 시작이라 작은 설이라 부른다.
오늘부터 조금씩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니
태양의 시간이 늘어난다는 사실에 마음도 밝아진다.
지금이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라면
이제는 좋아질 일만 남은 것처럼
오늘이 가장 긴 밤이라면
이제는 점점 밤이 짧아진다는 의미아닌가.
평소의 동지법회는 야단법석인데
올해는 코로나19로 법회 안내문은 고사하고 안내문자도 보내지 않았다.
심지어 기부금 영수증도 매년 이 날 하루 발급하던 것을
10여일 전에 문자로 초하루/동지/보름 세 번에 나눠 발급한다고 안내하여
모이는 위험을 분산했었지.
며칠전 받은 문자에는 20명 이상은 모임이 금지란다.
뉴스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명을 웃돈다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였다.
좁은 법당이라 추운 겨울에는 밖에 자리를 펼수도 없으니
개인당 2미터 거리를 유지하면 10여명 이상은 무리다.
그래서 10시 30분에 시작하던 법회도
한 시간 정도 일찍 시작하여 일찍 마쳤다.
할머니를 모시고온 어떤 젊은 손녀보살님도
법당에는 안들어오고 요사채에 머물더라.
가히 코로나19의 힘이 아니런가.
그럼에도 오신 분들은 신심이 지극하신 분들이거나
마음속의 절박감이 크신 분들일 것이다.
오늘은 평소 빠알리어로 봉행하던 포살법회와는 조금 다르게
전통사찰에서 행하는 행선축원을 조금 변형하여 범음으로
축원하였더니 좋아들하신다.
----동지맞이 성전사 축원문[초기불교의 내용으로 바꾼 축원]------
상래소수공덕해 : 이전부터 내가 지은 공덕의 바다
회향삼처실원만 : 원만한 수행의 성취로 회향하여지이다.
고성산하성전사 : 고성산 밑의 성전사
수월도량주지여 : 청정도량에서 주지와
시회합원대중등 : 금일 법회에 동참한 대중들이
지심복위 : 엎드려 원하옵는 바,
세계유정중생고 : 세계의 중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
코로나19재액멸 : 코로나19라는 재앙은 소멸하고
불일증휘 : 불교는 날로 흥하고
법륜상전 : 부처님의 가르침은 항상
무궁국계 : 무궁한 세상으로 퍼져나가
항안어만세 : 항상 오랜 세월 편안하게 하여 지이다.
원아세세생생처 : 원하옵건데 다시 태어나는 세상마다
상어반야불퇴전 : 항상 깨달음의 지혜에서 물러나지 아니하고
여피본사용맹지 : 나도 저 스승이신 석가모니불과 같은 정진을 하고
여피사리대지혜 : 나도 저 지혜제일인 사리뿟따와 같은 지혜를 얻고
여피우팔지계행 : 나도 저 지계제일인 우빨리존자처럼 계를 지키며
여피수보리자애 : 나도 저 무쟁제일인 수부띠 존자처럼 자애심을 갖추고
여피뿐나설법응 : 나도 저 설법제일인 부루나 존자와 같이 설법의 변재에 능해지이다.
시방세계무불현 : 시방세계에 나투지 아니한 곳이 없게 하셔서
보령중생입무위 :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열반을 얻게하여 지이다.
문아명자면삼도 : 누군가 내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삼악도는 면하게 하고
견아형자득해탈 : 누군가 내 모습을 보기만 하여도 해탈하게 하옵소서.
여시교화항사겁 : 이와 같이 무량한 세월, 교화를 하여
필경무불급중생 : 마침내 미치지 아니한 중생, 없게 하여지이다.
이보제불막대은 : 이를 통해 모든 부처님들의 큰 은혜를 갚고자 하오니
세세상행성불도 : 태어날 때마다 성불의 길을 가게 하소서.
구경원성살바야 마하반야바라밀 : 마침내 큰 지혜의 바라밀을 원만히 이루게 하여 지이다.
2020년 12월21일 행선축원을 초기불교의 내용으로 채워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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