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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기 수행을 하기 전에는 나는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단멸론자였다.
어차피 삶이란 '한바탕 연극처럼 살다가 죽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수행을 하면서
나의 그러한 사견은 제거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 경험하는 모든 것은
과거의 원인과 현재의 조건때문에 일어난 현상에 불과하다.
매 심찰라가 그렇고
매 인식과정이 그렇고
이 순간의 내 정신[마음]과 물질[몸]이 그렇다.
이렇게 이 순간이란 과거과 현재의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해만 가는 것이다.
과거도 그러하였고 미래도 그러할 것이다.
이것은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어나서는 사라져만 간다.
오늘 어떤 수행자가 말한다.
'죽음이 두렵다'고.
한 생을 마감하고 몸과 마음에서
생명[命根]이 스러지는 것을 죽음이라 한다면
그러한 죽음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반복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죽음은 과거도 그러하였고
미래도 그러할 것이다.
궁극적 차원에서 본다면
아니 그 보다도 무딘 차원에서 보더라도
한 생각 일어남이 생이요
그 생각의 사라짐이 죽음이다.
청정도론에서는 이것을
오온의 일어남이 생이고
오온의 사라짐이 죽음이라 하였지.
이것을 지혜의 눈으로
직접적으로 부딪쳐 알고 보는 수행자에게
죽음이란 과연
어떻게 다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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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선방에 장기 수행자들과 함께 대청소를 하였다.
앞 사람의 흔적을 청소하고
필요한 것과 쓸모없는 것을 분류하고
필요한 것이라도 녹슨 드라이버나 뻰찌 같은 도구들의 묶은 때도 벗겨내었다.
구석에서 나온 조그만 흰색 다기는
선방의 향로로 써야겠다.
모여 놓았던 쓰레기도 성전사로 가져가 처리하려고
봉투별도 묶었더니 6자루 나왔다.
그동안 많이도 참아주었던 하늘에서
굵은 빗줄기가 들이붓는다.
샘가에 쳐놓은 일산[파라솔]에 쌓였던
먼지와 꾸정물들이 빗줄기에 청소가 된다.
안과 밖이 청정하게 되었으니
삼보님과 천룡들은 이 곳으로 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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