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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보름포살일이다.
법당에 보살님 한 분이 앉아계신다.
'보살님. 오늘은 무슨 법문이 듣고 싶습니까?'
'마음을 편하게 하는 법문이요.'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법문이라....
부처님께서는 뭇 괴로움의 원인은 갈애라 하셨으니
불편하고 불안하다면 지금 무엇인가를 움켜쥐고 있는 것이거나
내가 뿌린 것을 거두지 않으려는 마음일 것이다.
첫번째가 이유라면 움켜쥔 손을 놓아버린다면 편안해질 것이고
두번째가 이유라면 받아들이면 되지 않겠는가?
왜 그러한가?
움켜쥘수록 갈증은 더해만 가는 것이니 그런 것이고
피하려고 애를 써보지만 피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0여년전 은사스님을 포함해서 몇분의 문중스님들과 신도님들이
내가 수행하고 있던 미얀마 파아옥에 오신일이 있었다.
그때 그 분들이 주지스님격인 우 꾼다다나 스님에게
'먼 이국에서 찾아온 저희들을 위해서 법을 설해주십시오.'
라고 법을 청했는데 우 꾼다다나 스님은 단 두마디만 하셨다.
'사마타(선정)와 위빳사나(지혜)를 닦으십시오.'
이것으로 끝이다.
장황한 법문을 듣는 것이 습관이던 한국의 불자들에겐 멍한 순간이었겠지만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사마타는 감각적 오염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닦는 것이고
다시 일어나지 않는 번뇌를 위해서는 위빳사나를 닦아야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괴로움의 소멸이니
선정과 지혜를 닦는 것은 괴로움 소멸의 유일한 길인 것이다.
오죽하면 오직 이 길, 유일한 길(에까야노 막가)이라고 하셨을까?
그런데 두번째가 이유라면
내가 뿌린 것은 내가 거둬야 하는 것이 이치이므로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하면 편안해질 것이다.
만약 피한다고 피해질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진리가 아니다.
수행을 하는 이유는 금생에서도 행복하고
수없는 생들을 통해 뿌려놓은 그리고 뿌리고 있는
받아야만 하는 그 씨앗들의 과보에서 영원히 벗어나기 위함 아닌가?
그런데 그대여,
그대는 지금 불자라고 말을 하면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보름포살일을 맞이하여 그래도 좀더 긴 법문이 필요한 분을 위하여
앙굿따라니까야 우바얏타 경(두가지 유익 경)에 나오는
공덕을 짓는 일에 방일하지 말라는 말씀을 소개한다.
지혜로운 이는 공덕을 짓는데 방일하지 않음을 칭송하나니
[공덕에] 방일하지 않는 지혜로운 이는 두 가지 유익함을 성취한다.
첫째는 금생의 유익함(행복)이고
둘째는 내생의 유익함(행복)이다.
이러한 공덕의 유익함을 꿰뚫어 보는 이를 지혜로운 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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