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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보디가라에 머물고 있다.
아침 저녁 예불은 성전사에 있는 수행자들과 회의폰(컨퍼런스콜)을 이용하여 모시고 있다.
이곳은 주변이 국유림으로 둘러싸여 사람들의 출입이 드물다.
선원 뒷산을 통해 운동을 겸한 포행로를 만들 심산으로 며칠째 작업중이다.
산등성이를 밟고 오르는 길은 그래도 괜찮은데
선원으로 돌아오는 길은 가시덤불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는 탓이다.
그렇다고 뻥뚫어 놓으면 사람들의 출입이 잦을 터이고
날마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다닐 수는 없는 일이라
큰 낫을 들고 한 사람이 지나다닐 만한 길을 닦고 있다.
말이 좋아 길을 닦는 것이지
눈 앞에 전개된 수풀과 조그마한 잡목을 제거하여
다니기 편하게 만드는 일이다.
길을 닦는다는 것을
불가에서는 도를 닦는다고 표현한다.
도를 닦는다는 것은
성스러운 초세간의 팔정도를 닦는다는 것이고
하나의 도의 순간에 마음이 열반을 대상으로 삼아 그곳을 지나간다는 의미이다.
이 하나의 심찰라의 도의 순간에
성스러운 팔정도라는 8가지 마음부수들이 모두 존재하므로
도를 닦는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제 내가 다니지 아니하던 수풀을 헤치고
지나다닌 흔적을 만들어 놓았으니
인연이 되는 사람들이 다시 그곳을 지나다보면
그곳은 정식으로 길이라 불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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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野雪) / 서산대사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판 걸어갈 때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금일아행적(今日我行蹟)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은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훗날 뒷사람의 길이 될지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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