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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보살님 한 분이 오셔서 수행전까지 필요한 반찬등을 챙겨 주셨다.
가시기 전에 원두커피를 한 잔 내려 마렸다.
첫번째 모금의 커피맛과
두번째 모금의 커피맛과
세번째 모금의 커피맛은 각기 다르다.
그리고 커피가 식어가면서 느껴지는 맛이 모두가 다르다.
더 집중을 해보면 커피가 입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목넘김과 아무것도 남지 않는
입안의 맛등이 모두가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커피는 '이러 맛'이라고 마음의 점을 찍어 놓고
이 순간도 변해가는 맛을 그 고정된 맛으로 표현한다.
실재와 나의 인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인식이란 우리가 내외부의 마음의 대상의 특징을 기억하고
특징을 지우고, 미래에 그 대상을 다시 만날 때 그것을 기억하기 위해
인상지우는 행위이다.
그래서 그 인식은 그 개인의 고유한 작용으로
다른 이의 것과는 다르다.
이것을 모르고 다만 '커피'라는 일반명사를 사용하여
대화를 나누지만 모두의 '커피'에 대한 인식은 다름에도
같다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커피의 수명은 어떤 바리스카가 말하기를
30초 정도라 이야기하지만
실지로는 통찰지가 무딘 수행자의 경우라면 2~3초이고
더 예리한 수행자라면 그 보다도 더 짧은 시간이라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아닛짜, 무상이라고 한다.
모든 것은 이렇게 조건따라 변화한다.
우리의 마음은 물질인 커피보다도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과거의 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지금은 동일한 행동을 보여주지 않음에 실망하고
화를 내게 된다.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그와 나를 둘러싼 상황과 조건들이
이미 아주 다른 상황과 조건을 변화한 것이니
화를 낼 필요도 없고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기대하지 않고 다만 조건의 변화를 보고
그것들은 모두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한 변화들임을 알고
그것들에는 실체가 없다는 것을 몸소 부딪쳐 체험하여
속지 않으면 될 일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