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벌써 3월 초순이 다 지나간다.
3월9일인데 어제는 큰 눈이 내렸다.
일기예보에는 대설 주의보란다.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데 우루루르 우더더덕 쿵 하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법당위에 기와를 타고 눈이 녹으면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다.
3월의 눈....
음력으로 정월 보름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았으나
삼월이면 봄이라는 생각의 괴리.....
음력위주로 생활을 해오다보니
정월보름은 겨울이고
달력을 보니 양력 3월....
봄이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뜩든다.
어제는 내린 눈을 새벽수행이 끝나자 마자 치우려고
일주문을 나서니 여전히 눈이 나린다.
너까래로 눈을 밀어보니 1미터도 가기전에 물에 젖은 눈의 무게에 몸이 휘청인다.
절 마당의 소나무도 눈에 쌓여 가지가 바닥에 가까이 가고
담뒤의 까마득한 크기의 대나무도 눈이 덮혀 꼭대기가 손에 잡힐듯이 휘어져
마치 마당의 사리탑에 예배를 올리는 것처럼 휘었다.
성전사에 온지 10년이 되었으나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눈의 무게로 부러짐이 염려되어 소나무의 눈은 비자루로 털어주고
대나무는 휘어진 끝부분을 잘라주었다.
몸을 크게 쓰지 않다가 새벽에 움직여 그런지
담이 든 것처럼 불편하다.
새로 오신 남자 거사님이 아직은 울력에 미트러우나
힘이 되고 있다.
갈 길은 아직도 먼데
몸을 쓰는 것이 예전과 같지가 않다.
세월도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 말씀인듯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