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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무렵 평소 아는 한 수행자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하냐는 문의다.
그래서 하신 만큼 발급해드리오니 어느 정도 보시를 하셨는지를 알려달라 했다.
왜냐하면 성전사는 수행비 등을 직접 접수받지 아니하고
금액도 정해진 바가 없으며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대웅전의 보시함에
봉투에 이름도 쓰지 않고 넣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불교의 전통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리하는 것이다.
그랬더니 그 수행자께서 회신한 문자를 보니
생각지도 않은 기대이상의 금액을 보시하셨던 것이다.
어느 때는 반찬을 보시하고
어느 때는 아무도 모르게 수행비를
어느 때는 법회에 참석하여 불전함에 보시를 하고
어느 때는 가족의 인등을 밝히는데 보시를 하신 것이다.
모아놓고 보니 참으로 보시를 생활화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전 동지포살법회때에도 성전사는 과일과 떡을 마을회관의 어른들과 요양원의 이웃들과 나누었는데
이렇게 매년 유익한 일을 기록해놓고 돌아보면 그래도 나는 아직도 바른 길에서 멀어지지는 않고 있구나하는 마음이 든다.
아마도 그 수행자도 그렇게 보시를 한 것을 정리를 해보니
나처럼 새삼스러울수도 있겠구나싶다.
한국에서는 무주상보시를 대개의 절에서 가르친다.
무주상보시란 보시를 할 때 내가 보시를 한다는 생각도 하지 말고
보시를 한다음에도 기대하지 않고 보시를 하라는 의미인데
이러한 보시는 부처님만이 가능하다.
범부들은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범부들이 괴로움의 원인인 갈애에서 벗어나는 적극적인 방편으로
보시를 첫번째 문으로 삼고 습관화하기 위하여
'보시를 계속하여 생각함'이라는 수행방법이 있다.
이는 근접삼매까지 닦을 수 있는 마음의 집중법이면서
보시의 과보와 이익을 반보하여 보시를 계속해서 닦아나가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초기불교의 접근법은 다르다.
조금 조금 하다보면 어느 덧 내가 이렇게 많이 하였구나
조금 조금 가다보면 어느 덧 이렇게나 높이 올라왔구나
조금 조금 수행하다보면 어느 덧 나의 마음의 힘이 이 정도로 자랐구나.
가랑비에 옷이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은
유익한 행위에도 적용되는듯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