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머니
그녀는 평생 생일날 남편으로부터 한 칼의 고깃국도 얻어먹지 못했다.
단 한번 남편이 그녀의 생일날 고기 한 근을 사온적이 있었다.
그녀는 집에 있는 저울로 그 고기를 달아보니 근수가 모자랐단다.
먼길을 걸어 시내에 있는 고깃집에 찾아가 근수가 모자란다고 이야기하니
푸줏간 주인은 조금의 고기를 썰어 더 얹어주었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다시 저울로 확인을 했다. 여전히 근수가 모자랐다.
다시 푸줏간에 가서 사실을 말하고는 돈으로 환불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남편에게 생일날 고깃국을 한번도 얻어먹지 못했다.
자녀들이 성장하여 결혼을 하자 사는데 불편함은 없었고
생일날이 되면 고깃국을 끓여 먹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여전히 마음편히 고기를 사지 못했다.
돈 쓰는 것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세월은 흘러 아들과 노모와 단 둘이 같이 살게 되었다.
어느날 어머니는 마트에 자기를 데리고 가달라고 한다.
이유는 수입소고기를 어디서 파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다.
어제 사다준 한우고기는 분명히 냉동실에 있었다.
분명 한우가 맛도 좋은데 왜 그리하는지 아들은 이유를 알지못했다.
고기가 떨어지면 다시 사다넣어드리면 되는 것을....
혹시나 고기가 부족해서 그러한 것인지 짐작하고 아들은 장에가서
다시 고기를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 드렸다.
그러자 저녁때 다시 어머니는 마트에 가면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했다.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아들은 하는 수없이 어머니를 모시고 대형마트 수입육 코너를 찾아갔다.
어머니는 수입육 국거리용 가격표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아들에게 말했다.
'나는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가 좋아.'
그녀는 집으로 돌아오며 창밖을 보며 중얼가렸다.
"너를 주려고 냄비속을 휘저으니 고기를 찾을수가 없으니..."
그때 아들은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다.
평생 가난때문에 모진 생을 살아온 삶의 무게에 돈을 쓰지 못하고
아들이 사다놓은 고기도 자기가 먹으려고 아주 조금 넣고 국을 끓였는데
아들이 오자 아들에게 고기를 건져주려고 냄비를 휘져으니 고기가 건져지지 않은 것이다.
당연히 고기는 조금밖에 넣지 않았고
싼 고기라면 그런 걱정없이 충분하게 마음편히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수입소고기를 찾은 것이다.
그녀는 수십년전의 수입소고기 가격만을 생각한 것인데
'나는 돼지고기가 좋아....'
아들은 냉장고에 있는 고기의 량이 문제가 아님을 알았다.
한우를 아무리 많이 사다가 드린들 그녀는 그것을 마음놓고 먹지 못할 것이다.
아들은 인터넷을 뒤져 값싼 도매상 수입육 양짓살을 5kg 샀다.
마트가격과 비교해서 아주 싼 것이니 이제는 걱정하지 말고 양껏 드시라고....
아들은 일부러 짐짓 그녀에게 묵직한 고기를 손에 들려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드디어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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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녀는 그 고기를 먹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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