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동지를 즈음한 이 맘때면 전화나 문자를 많이 받는다.
연말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달라는 요청이다.
그러나 그런 전화나 문자를 하는 분들 가운데 실제로 보시를 하신 분은 많지 않다.
보시를 하였더라도 그 금액이 실질적으로 환급금에 영향을 줄 만큼의 액수가 아니다.
심지어는 얼마큼을 발급해달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불교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니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씨앗뿌리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나에게 뿌리리지도 않은 씨앗을 뿌렷다는 증명서를 발급해달라고 하니
어찌 하란 말인가?
몇년전인가 모 공직에 계신 분들이 세 분 방문하셨다.
그 분들도 보시를 하지 않고 기부금여수증을 발급해달라고 오신 것이다.
그때 나는 그 분들에게
"저는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스님인데
하지않은 것을 하셨다고 증명서를 발급하는 것은
저를 매우 힘들게 하는 것이며
저보고 거짓말을 하라는 말씀이시므로
저는 그리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이후로 그런 전화나 요청은 많이 없지만
아직 그런 말을 직접 듣지 못하신 분들이
간혹 요청하곤한다.
그런 와중에 증명서 부정발급 사례가 언론을 통해 회자되곤하는데
돌이켜 보면 증명서를 발급해준 댓가로 몇푼의 돈을 받아 챙기거나
조금의 절에 시주금을 받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그리할 것이다.
모두가 탐욕의 마음에서 그러한 것이니
내 마음속에서 그리하지 않으리라 다짐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