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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실천하지 아니하면 소용이 없다. 이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명상(수행)이다.
불교명상은 우리의 무의식을 바꿔준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가 우리의 습관을 바꾸고,
습관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행동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하였다.
이러한 수행법에는 마음을 통제하고 집중하는 선정을 닦는 방법과
내 몸과 마음의 실재를 있는 그대로 알고 보는 지혜를 닦는 수행법이 있다.
참된 불자는 믿음이 있다. 믿음이 있는 자는 행동으로 실천한다.
그대는 불자인가 불자가 아닌가를 성찰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며칠 전 구미를 다녀오다가 골동품상이 길가에 있어 같이 갔던 스님과 한번 둘러보자고 하여 들렀다. 문은 잠겨 있었고 문밖에 안치된(?) 동(銅)으로 된 고행상을 발견하였다.
파키스탄의 라호르 박물관에 있는 고행상의 모습 그대로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6년간의 고행을 하였다.
그래서 후대의 예술가들은 그 고행의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고행상이다.
이 고행상은 움푹 들어간 눈두덩과 살가죽은 뼈에 붙어 있고, 힘줄과 핏줄은 겉으로 드러나 있으며 뱃가죽은 등허리에 붙어 갈비와 척추뼈가 그대로 드러나 있지만 결가부좌의 모습으로 엷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허리를 곧추세운 모습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두려움과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필자의 선방에는 이 라호르 박물관의 고행상 모습이 사진으로 모셔져 있었는데 우연하게 이 동불(銅佛)의 고행상을 골동품 가게에서 발견하였으니 참으로 우연치고는 감사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가게 주인과 연락하여 절로 모시고 왔다. 불상의 재료가 동이라 군데군데 퍼렇게 녹이 슬고 전체적으로 검정색으로 변해있었다. 이 푸른 녹과 먼지 등의 찌든 때를 제거하기 위하여 녹 제거제와 광택제를 이용해 며칠을 손이 부르트도록 작업을 하였다.
부처님은 무엇 때문에 6년간의 고행을 하셔야 했을까? 그것은 바로 다시 태어나야만 하는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는 성도(成道)후에 가르치신 것은 오직 괴로움(苦)과 괴로움의 소멸만을 가르친다고 <아누라다경>에서 말씀하신다. 이 괴로움이 소멸된 상태를 불교에서는 최고의 행복인 열반(니르바나)이라 한다. 불교의 목표는 이 열반의 증득이다.
우리 모두는 괴로움이 없는 행복한 삶을 원한다. 이러한 행복은 국경이나 인종 혹은 종교와는 상관이 없이 살아 있는 중생들은 누구나가 원하는 공통의 목표가 된다. 그래서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이 최고의 행복을 성취하기 위한 성찰에 관한 부처님의 말씀을 정리해 보자.
부처님께서는 괴로움의 종식인 열반을 증득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성찰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첫째, 괴로움을 받는 환경에 자신을 놓아두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심지가 굳은 사람이라도 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접촉하는 대로 생각이 일어나기 마련이므로 처음부터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환경에 발을 들여놓지 말라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는 도덕적인 삶을 사는 것이 포함된다.
도덕적인 삶이란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지 않고, 주지 않는 것은 갖지 않는 것이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고, 머리를 산만하게 만드는 술이나 중독성 있는 마약과 같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일을 하게 되면 마음은 걱정과 근심 때문에 고요함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계(戒)에 대한 성찰이다.
둘째, '그러려니~ 하라' 는 것이다. 중생은 늙기 마련이고, 병들기 마련이며, 죽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마련이고,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슬프기 마련이고, 비탄에 빠지기 마련이며, 절망하기 마련이다. 내 몸과 마음은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어나서는 사라져간다. 그러니 지금 내가 겪고 있는 힘든 일들이 왜 나에게만 일어났는지 원망하지 말고 원래 그런 것이려니 하고 반조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괴로움이란 태어남이니 태어난 모든 중생은 괴로움을 겪기 마련인 것이다.
셋째, 내 탓임을 알아야 한다. 원인이 있기 때문에 결과가 있는 것이다. 지금의 행복과 불행은 내가 뿌린 것을 거두고 있을 뿐이다. <법구경>에 의하면 부처님조차도 과거 생에 레슬링을 하다가 상대의 등뼈를 부순 과보가 무르익어 말년에 극심한 허리의 통증을 경험하여야 했다. 하물며 범부인 우리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러니 힘이 들 때마다 내 탓이요~ 내 탓이려니~ 하라. 이것이 바로 업과 업의 과보이니 부처님은 <증지부>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나는 업의 주인, 나는 업의 계승자. 누가 나를 내가 지은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것이며, 누가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업의 주인. 나는 업의 계승자."
넷째, 지금 이 자리(here and now)에서 주인공이 되어라! 수처작주(隨處作主)! 머무는 곳마다 주인공이 되어라!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 환경의 동물이지만 그 환경이 어떤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습관처럼 어떠한 일을 겪게 되면 무의식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그러나 그러한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여서 결정하는 순간이 우리의 인식과정에 존재한다. 수행을 통해 깨어있을 수 있다면 이러한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무의식적이고 부정적인 결정을 하지 않고 현명한 주인으로 괴로움의 소멸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할 수가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독자 여러분은 이 글을 계속 읽을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렇게 행복이나 불행은 스스로 결정하는데 이렇게 하는 자를 주인이라고 한다. 진실의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이 자리에서 주인공이 되어 지나가 버린 과거나 오지 않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근심에서 벗어나 100% 헌신하는 삶을 산다면 그것은 행복이다. 한 심리학자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아무런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지나가 버린 과거나 아직 오지 않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망상으로 90% 이상의 시간을 허비한다고 하였으니 돌아볼 일이다.
다섯째, 마음을 통제하고 깨어있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 명상을 하라는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실천하지 아니하면 소용이 없다. 이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명상(수행)이다. 불교명상은 우리의 무의식을 바꿔준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가 우리의 습관을 바꾸고, 습관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행동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하였다. 이러한 수행법에는 마음을 통제하고 집중하는 선정을 닦는 방법과 내 몸과 마음의 실재를 있는 그대로 알고 보는 지혜를 닦는 수행법이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가까운 절에 찾아가 주기적으로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법문을 청해 듣고 선정과 지혜를 닦는다면 최고의 행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2500여 년 전의 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참된 불자는 믿음이 있다. 믿음이 있는 자는 행동으로 실천한다고 하였다.
그대는 불자인가 불자가 아닌가를 성찰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정 명 <김천 성전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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