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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정리가 많이 되셨네요.
님의 글은 이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나의 경문을 두고 풀이해서 받아들이는 본 논의의 과정 역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악업을 지은 자가 단지 '사두'를 외치는 것만으로 즉시 선처로 즉시 재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아귀가 천신의 몸을 받으려면 아귀가 죽어서 천신으로 태어나는 것이므로
1. 아귀로서의 정해진 수명이 다해야 한다.
2. 아귀로써 죽음의 순간에 천신으로 태어날 수 있는 선업/업의 표상/태어날 곳의 표상 가운데 하나를 취해야 한다.
[이 논의에서는 '감사드리고'(anumoditve)라는 보시에 해당하는 선업이 천신으로 태어날만 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
3. 아직 아귀의 수명이 남아 있다면 '사두'라고 외치면
1) 그 '공덕의 회향에 고마워서 감사드리거나' 혹은 '그대들도 행복하기를'이라고 바라는 적극적인 마음과 같은 선업의 결과로
아귀는 고통경감에 필요한 음식, 옷, 집과 같은 것을 아귀로서 얻어 남아 있는 아귀의 생을 누리는 과보를 받는다.[대부분의 경우]
2) 만약 아귀가 '사두'라고 외치는 보시의 선업이 그 수명을 끊어버리는 차단업으로 작용하는 경우[예외적인 경우]
- '사두'라고 외친 선업의 힘이 아주 커서 남아 있는 수명을 끊어버려야 한다.
- 죽음의 순간에 그 선업이나/천신으로 태어날 만한 업/업의 표상/태어날 곳의 표상 가운데 하나를 취해야 한다.
** 본 논의와 관련된 읽어볼 경전 들***
- -타인에 의하여 새로운 몸을 받는 천도란 것이 가능한가? - [‘아시반다까뿟따 경’(Asibandhakaputtasutta, S42:6 617)]
- 아귀의 정의, 아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행위, 방법 -장외경(띠로꿋따숫따)
- 아귀의 정의[앙굿따라 니까야 '자눗소니 경'(AA.v.75)의 주석서
- 아귀가 사두를 외치는 것의 의미(장외경의 주석서)
- 아귀를 위하여 베푼 공덕을 누가 즐기는가? (앙굿따라 니까야 자눗소니 경])
- 승가를 위한 공양을 올리고 아귀에게 그 공덕을 회향하는 경우에 받게 되는 과보(장외경의 주석서)
- 조상들을 위하여 보시를 할 때 조심해야 점(디가니까야 D5 꾸따단따 경 Kūṭadantasuttaṃ)
- 아귀의 고통을 경감시키는 가장 수승한 방법(디가니까야 꾸따단따 경)
- 사두라고 외치거나 '감사드리는'(anumoditva) 것의 의미(장외경의 주석서)
이런 논의는 한국불교의 천도재의 관행 등과 관련하여 한 번은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신 : 여기서 논의 끝나면 더좋은 말씀들을 놓칠듯하여 아쉽습니다.
사두를 외쳐서 천신이 되었다는 내용이 나온 아귀사의 빠알리를 알려주시면 어떨까요?
주석서의 내용에 해당하는 아귀사의 내용일텐데 그것에 대하여 논의를 나눈다면 좋은 교훈을 얻을 것 같습니다.
===================================================== 스님 말씀 감사드립니다 _()_
답변해주신 말씀을 들으니
1. 경전 자체에 분명한 근거가 없고
2. 특히 주요한 두 경, <자눗소니 경>과 <담장 밖 경>을 보면
아귀의 생에서 행복한 과보를 받는 것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아귀가] '사두'로 함께 기뻐하는 선업을 짓는 즉시
아귀의 생에서 죽어 천상세계에 태어난다고 결정 짓기는 어렵다고 보시는 것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
스님께서 주신 질문에 대해 제 견해를 남기면
다른 분들도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셔서
부족하더라도 제 생각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틀린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_
1. 주석서 외에 경전에도 이런 말씀이 있는지에 대해:
제가 보기에도 <자눗소니 경>과 <담장 밖 경>에는 이러한 내용이 특별히 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는 아귀의 생에서 여러 가지 행복한 과보를 얻는 것이 기본적인 결과인 것 같습니다.
제가 따로 질문을 드린 스님께서도 '모든 경우에' 곧바로 천신의 삶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고
(1) 아귀의 생에서 여러 가지 행복한 과보를 얻는 경우 (이 경우, 특히 음식을 보시하고 회향했을 때는 음식만 얻게 되고, 가사 보시를 하고 회향했을 때는 옷만 얻게 되는 등 각각의 종류에 따라 과보를 얻게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2) 아귀의 생에서 곧바로 벗어나서 천신의 생을 얻게 되는 경우로 나뉘어진다고 설명하십니다.
이 두 경우가 나누어지는 조건을 다시 여쭈니
'곧바로 천신의 삶을 얻게 되는 경우'의 조건이 상세하게 해설된 문헌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하십니다.
이에 대한 제 생각으로는,
우리가 살면서 이전에 지은 여러 불선업의 영향으로
'크게 다치거나 병에 걸릴 수도 있고'(방해업), 또는 더 나아가 '크게 다치거나 병에 걸려 죽을 수도'(파괴업) 있듯이
불선업의 과보로 유지되는 아귀의 생 역시
새로 지은 선업이라는 조건에 의해 '아귀의 생에서 여러 행복한 과보를 받을 수도 있고', '아귀의 생 자체를 끝내고 천신의 삶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러한 두 가지가 나누어지는 구체적인 조건은 대표적으로
(1) 아귀의 생을 유지하도록 하는 (과거에 지은) 불선업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
(2) 새롭게 지은 선업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 등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합니다.
여기까지 4번 질문(아비담마의 관점에서 천신의 몸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 대한 답도 대신하겠습니다. _()_
그에 대한 현실적인 가능성(5번 질문)까지는 제가 정확히 판단하여 답을 하기가 어렵네요. ^^;
(많은 사례를 충분히 알지 못하고, 업과 과보의 조건을 정확히 아는 건 부처님의 영역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2. 추가적으로 '경전에도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
제가 보기에는 <아귀사> 경전 본문에도 '사두로 기뻐하는 선업에 의해 천신의 생을 받아 태어났다고' 볼 만한
구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 '쭐라셋티 아귀' 이야기를 보면, 아귀는 왕이 상가보시를 하고 공덕을 회향하자마자 [사두 등으로 함께 기뻐하며] 천신의 빛나는 모습을 하고 나타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 so pūjito ativiya sobhamāno, pāturahosi purato janādhipassa.
(공양 [공덕을 회향]받은 그 [아귀]는 아주 환한 빛을 내며[주석: 천신이 내뿜는 빛을 내며], 왕 앞에 나타났다.)
♦ “yakkhohamasmi paramiddhipatto, na mayhamatthi samā sadisā mānusā.
(저는 [이제 천신] 강력한 힘을 가진 약카입니다. 지금 저에게 있는 [특별한 권능은] 인간의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주석: yakkhohamasmīti petattabhāvato mutto yakkho ahaṃ jāto devabhāvaṃ pattosmi
("저는 [지금 천신] 약카입니다"란 "아귀의 몸에서 벗어나 저는 약카로 태어나 천신의 삶을 얻었습니다"[라는 뜻이다].)]"
3. 'anumoditvā devaloke nibbattitvā'를 "'사두'를 외쳐 천상세계에 태어났다"로 보는 부분에 대해:
제가 그동안 배우고 이해하기로 아귀가 현생에 바로 과보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1) 특정 시아귀를 지정하여 회향할 것
(2) 특정 시아귀가 자신에게 보시를 회향한다는 사실을 알 것
(3) 그 사실을 알고서 '사두' 등으로 함께 기뻐하는 선업을 지을 것 으로 알고 있습니다. ^^
결국 보시를 회향하는 것은 아귀에게 선업을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고
아귀는 스스로 짓는 선업('사두' 등으로 함께 기뻐하는 선업)으로 그에 따른 과보를 받는 것이겠지요.
그렇기에 '사두'라는 표현이 생략돼있다고 하더라도
(사리뿟따 존자의 전생 어머니 이야기) 주석서에 나온 'anumoditvā devaloke nibbattitvā'라는 표현 또한
'사두' 등으로 함께 기뻐한 선업으로 인해 그에 따른 과보를 받았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경전(A9:33)과 주석서를 참고해 보면 'anumodati'라는 표현은
"asaṭho amāyāvī ‘sādhū’ti bhāsitaṃ abhinandeyya anumodeyya" - (A9:33)
“sādhāvuso”ti kho te bhikkhū āyasmato sāriputtassa bhāsitaṃ abhinanditvā anumoditvā" - (M9 등)
"anumoditvāti “yāva subhāsitamidaṃ bhotā gotamenā”ti vācāya anumoditvā" - (앙굿따라니까야 주석)
여러 군데에서 '훌륭합니다(sadhū)', 또는 '잘 설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같은 표현과 연관지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언어 표현이 다르더라도(사두 등) 업으로는 같은 선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함께 기뻐함'이나 '감사함' 등 다른 표현을 쓰더라도 아귀가 지은 그 선업이 있었기에
그 업의 과보로 [아귀의 몸으로] 여러 가지 행복한 과보를 얻거나, [아귀의 몸에서 벗어나] 천상세계에 태어나는 과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또한 nibbatti라는 표현은 '쭐라셋티 아귀'(<아귀사>) 주석에서 'so kālaṃ katvā petesu nibbatti'라고 표현되듯이
동일한 주석서의 표현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태어났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쭐라셋티 아귀' 이야기의 주석에서는 'yakkho ahaṃ jāto'(저는 약카로 태어났습니다)라고 보다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기도 합니다.
기존 경전(<자눗소니 경>, <담장 밖의 경>)과 상충되어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1. <아귀사> 역시 결집을 통해 인정된 경전이라는 점
2. 테라와다 전통에 따르면 주석서 역시 1차 결집 때부터 전해져온 대주석서(마하앗타까타)에 근거를 두고 있기에
주석서의 권위 역시 인정받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주석서보다 경전의 권위가 우선 고려되어야 하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주석서의 설명을 많이 신뢰하고 있습니다. _()_
만약 <아귀사> 전체가 번역된다면 좀 더 여러 자료를 참고해가며
이러한 문제를 이해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4. 아귀도 '사두'를 외침으로 천신이 될 수 있는데 인간은 왜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귀' 중에서도 오직 시아귀만이
'공덕 회향'에 함께 기뻐함으로써 '그 생에 바로' 과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좋겠습니다.
물론 인간이든 천신이든 보시 공덕 회향에 함께 기뻐하는 선업을 지을 수 있고,
회향하지 않은 [다른 이의] 보시를 보고서도 함께 기뻐하는 선업을 지을 수 있지만
여러 다른 선업들과 마찬가지로 현생에 바로 큰 과보를 가져오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법구경 이야기 등에 '꽃장수 수마나' 등 아주 수승한 보시 선업으로 현생에 바로 과보를 받은 몇몇 경우가 나오듯)
이렇게 '사두'를 외침으로 '아귀의 몸으로' 여러 가지 행복한 과보를 얻는 것이 시아귀만의 특징이라면
만약 '천상세계에 바로 태어나는' 과보가 시아귀만의 특징이더라도 이상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5. 계가 청정한 승가에 보시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아귀사>의 '쭐라셋티 아귀' 이야기에서는
계가 청정한 바라문에게 올린 공양 보시가 효과가 없거나 미미했던 것으로 묘사되는데
여러 자료를 충분히 살펴보지 못해 '효과가 없는지 미미한지'에 대해서는 잘 판단하지 못하겠습니다. ^^;
다만 <담장 밖의 경>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구절처럼
경전 여러 군데에서 '계율이 청정한 승가'에 올리는 보시가 강조되어 있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ayañca kho dakkhiṇā dinnā, saṅghamhi suppatiṭṭhitā.
dīgharattaṃ hitāyassa, ṭhānaso upakappati."
(훌륭하게 실천하며 잘 머무는 상가에
올릴 만한 공양을 잘 올린다면
오랫동안 자신에게 복덕이 생겨나고
즉시 이익을 가져다준다네. - 번역: <가르침을 배우다> 中, 담마간다 스님)
스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만약 '계가 청정하지 않은 비구들'에게 보시를 올렸다면
'청정한 승가'에 보시를 올린다는 마음가짐으로 했을 때 상가보시의 공덕이 유지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쭐라셋티 아귀' 이야기의 예는 '비구'가 아닌 '바라문들'이었기에 조금 차이가 있지 않은가 합니다)
그밖의 다른 동물이나 계를 지키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도
스스로 계가 청정한 사람이 보시를 했을 때 그 보시 공덕 또한
시아귀에게 현생에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과보를 생겨나게 할 수 있는지는
여러 자료를 보고 스스로도 좀 더 숙고해보아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살펴보아야 할 여러 지점들을 친절히 일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스님 _()_
던져주신 질문들을 토대로 제 나름대로의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는데
공부 차원에서 정리해본 것이니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_()_
==================== 답 변 ==================== |
